직장생활을 수십 년 해오다 보면 ‘직업병’이라는 단어가 점점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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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국에서 구입한 약 |
젊었을 땐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조차도 무겁게 다가옵니다.
요즘 제가 가장 실감하는 직업병은 바로 ‘눈’과 ‘잇몸’입니다.
특히 요즘은 패키지 제작 중에서도 건강기능식품, 영양제, 약 관련 박스 디자인 및 제작을 주로 하고 있어 그런지, 자연스럽게 약국과 건강정보에 더 민감해진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일이 일상에 녹아든 셈이죠.
잇몸 통증, 약국 방문 그리고 무심코 보게 된 패키지 디자인
며칠 전부터 잇몸에 통증이 느껴지더니 음식 먹을 때마다 자극이 심해지더군요.
바쁘다는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근처 약국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습관처럼 손이 가는 건 역시나 약 포장박스였습니다.
“이건 재질이 생각보다 부드럽네.”
“이건 왜 이렇게 글씨가 작지?”
“이 약은 어떤 타깃 연령층을 겨냥한 걸까?”
정작 내 잇몸보다 약 패키지가 더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 상황.
직업병이란 게 참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키지 디자이너로서 보는 약 박스, 그리고 소비자의 시선
제가 하는 일은 단순히 제품을 담는 박스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패키지는 소비자와 제품의 ‘첫 만남’이자,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은 소비자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깔끔함, 정보의 명확성, 연령별 가독성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영양제라면 밝고 귀여운 컬러와 캐릭터 디자인
중장년층 대상이라면 큰 글씨와 차분한 컬러
프리미엄 영양제는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
약국에서 약을 고르는 다른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내가 만든 박스라면 어떤 반응일까?”
“이 디자인은 구매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내 몸의 건강도 결국 나만의 ‘포장’에서 비롯된다
디자인은 결국 겉포장입니다. 그 안에 든 성분과 기능이 중요하다는 걸 모두 알지만, 사람들은 처음에 눈으로 보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우리 몸도 어쩌면 하나의 패키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나를 돌보는 일
결국 내 몸의 ‘내부 콘텐츠’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작업이겠죠.
그리고 어느덧 나이 들수록 깨닫게 됩니다.
아무리 겉이 예뻐도 속이 망가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요.
잇몸, 눈, 어깨… 내 몸이 보내는 경고등
요즘 들어 가장 자주 느끼는 건 ‘잇몸 통증’과 ‘눈의 피로’입니다.
하루 종일 화면을 보며 디자인하고, 작은 글씨를 확대해 보고, 색 보정을 반복하다 보면 눈이 뻑뻑하고 시야가 흐릿해집니다.
잇몸도 마찬가지로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가 겹치면서 염증이 쉽게 생기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어깨와 손목.
마우스를 하루 종일 쥐고 있으니 손끝의 미세한 저림이나 어깨의 뻐근함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괜찮겠지” “좀 쉬면 낫겠지” 하며 넘깁니다.
하지만 그 작은 증상이 쌓이고 쌓여 어느 날 폭발하는 게 바로 직업병의 무서운 점입니다.
이제는 내 건강도 디자인해야 할 때
회사에선 수많은 제품 패키지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인상을 줄까?’를 고민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내 몸, 내 삶도 그렇게 디자인할 때입니다.
아침 스트레칭 5분이라도 꼭 하기
눈의 피로 줄이기 위한 안구건조 방지용 인공눈물 챙기기
입안 청결과 치은염 예방을 위한 구강청결제나 잇몸약 준비해두기
무엇보다 스트레스 해소법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해두기
건강은 결국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린 디자인 결과물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직업병은 피할 수 없지만, 무시하지 말자
직업병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시하거나 방치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패키지를 제작하며 남들의 건강을 도와주는 제품을 다루는 만큼, 저도 제 건강에 대해 더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약국에서 무심코 바라본 작은 박스 하나,
그 안에는 사람의 몸을 생각한 수많은 고민과 정성이 담겨 있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오늘은 잇몸약을 챙기며 스스로에게도 정성을 기울이는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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